[NP 저널미팅 #11] 약이 아니라 '독'이다: 독버섯(아마톡신)의 간 손상 기전과 네트워크 독성학 (Wang et al., 2025)
In Silico and Research2025. 12. 9. 21:40[NP 저널미팅 #11] 약이 아니라 '독'이다: 독버섯(아마톡신)의 간 손상 기전과 네트워크 독성학 (Wang et al., 2025)

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네트워크 약리학(NP)은 주로 한약이나 천연물의 '치료 효과'를 밝히는 데 쓰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독성 물질은 도대체 우리 몸의 어떤 네트워크를 건드려서 망가뜨리는가?"라는 질문에도 똑같은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네트워크 독성학(Network Toxicology)'이라고 합니다.이 논문은 야생 버섯 중독 사고의 주범인 아마톡신(Amatoxin)이 유발하는 급성 간 손상 기전을 컴퓨터 시뮬레이션(in silico)만으로 분석했습니다. 윤리적, 안전상의 이유로 인체 실험이 불가능한 '독성 물질' 연구에서 이 방법론이 얼마나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 선정했습니다.2. 📝 논문 정보논문 제목: Network toxicology c..

지정학의 통찰과 한국의 미래
문화철학2025. 12. 5. 09:07지정학의 통찰과 한국의 미래

1. 도시락, 경영학, 그리고 지정학의 귀환동아비즈니스포럼에 다녀왔습니다. 2011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포럼은 세계적인 경영학 구루들에게 시대를 헤쳐나갈 통찰을 얻는 자리로 명성이 높습니다. 올해도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덕분에 공간도 쾌적했고 점심 식사도 훌륭했습니다. 분명 도시락처럼 상자에 담아주는데도 전혀 도시락을 먹는 기분이 들지 않더군요. 이런 디테일한 차이 또한 경영학적인 연구 대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단순한 경영학 강의였다면 여운이 덜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기조연설자였던 지정학의 권위자 조지 프리드먼의 강연은 경영을 넘어 더 큰 질문을 던졌습니다. 한때 우리는 한반도가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화에 편입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는가 싶..

AI 경쟁의 2라운드와 교육의 미래
문화철학2025. 12. 2. 00:12AI 경쟁의 2라운드와 교육의 미래

AI 춘추전국시대: 각자의 영토를 구축하는 플랫폼들 구글이 AI 경쟁에서 '왕의 귀환'이라 불릴 만큼 다시금 회자되고 있습니다. 범용적인 GPU 대신, AI 연산만을 위해 설계된 TPU라는 독자적인 하드웨어를 무기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대중의 이목을 끈 이미지 생성 기능이나, 일상적인 업무 도구 깊숙이 스며드는 제미나이의 확산세는 인상적입니다. AI 경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저 역시 지난 수년간 여러 AI를 교차해서 사용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각 모델이 주력하는 '특화 영역'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챗GPT는 압도적인 자연어 처리 능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감정을 읽고 대화하는 데 특화될 것으..

회색 코뿔소의 돌진, 시작된 3차 디레버리징
경제투자2025. 11. 28. 09:59회색 코뿔소의 돌진, 시작된 3차 디레버리징

1. 신용 화폐의 파티는 끝났다: 구조적 인플레이션의 귀환 금본위제가 폐기된 이후, 자본주의 국가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은 피할 수 없는 정기적인 고통이 되었습니다. 과거 금본위제 하에서는 통화량이 금 보유량에 연동되어 인위적인 신용 창출이 불가능했습니다. 화폐 가치와 실물 가치의 괴리가 생기면 시장은 즉각 반응하여 화폐를 매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용 화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인류는 합의에 의해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현대통화이론이 득세하며 '돈을 풀어도 인플레이션은 없다'는 착각 속에 끝없는 부채의 향연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공산권의 개방, 세계화,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풍부한 노동 공급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상황은 역전..

[NP 저널미팅 #10] 황기계지오물탕이 항암제로 인한 손발저림(OIPN)을 고치는 비결: '수초 재생'과 '멀티오믹스' (Yang et al., 2025)
In Silico and Research2025. 11. 26. 23:09[NP 저널미팅 #10] 황기계지오물탕이 항암제로 인한 손발저림(OIPN)을 고치는 비결: '수초 재생'과 '멀티오믹스' (Yang et al., 2025)

항암 치료(특히 옥살리플라틴)를 받는 환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손발이 저리고 아픈 말초신경병증(OIPN)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비(血痺)로 보고 황기계지오물탕(Huangqi Guizhi Wuwu Decoction, HQGZWWD)을 자주 처방합니다.이번에 소개할 논문(Yang et al., 2025)은 이 처방이 도대체 우리 몸의 신경을 어떻게 해서 통증을 줄이는지, 최첨단 분석 기술인 멀티오믹스(Metabolomics & Lipidomics)를 동원해 파헤친 연구입니다.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임상적 중요성: OIPN은 명확한 양방 치료제가 부족해 한방 치료의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입니다. 황기계지오물탕은 이 분야의 '에이스' 처방 중 하나입니다.방법론의 진화: 단순..

[NP 저널미팅 #9] 천마의 핵심 '가스트로딘', 뇌를 고치는 만능 열쇠일까? (Dai et al., 2024)
In Silico and Research2025. 11. 26. 07:31[NP 저널미팅 #9] 천마의 핵심 '가스트로딘', 뇌를 고치는 만능 열쇠일까? (Dai et al., 2024)

앞서 우리는 네트워크 약리학(NP)을 통해 복합 처방이나 단일 약물의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시각을 조금 달리해서, 한약재 '천마'의 핵심 성분인 '가스트로딘(Gastrodin)' 단일 물질을 심층 분석한 최신 리뷰 논문(Dai et al., 2024)을 소개합니다.이 논문은 가스트로딘을 어떻게 만드는지(합성), 몸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약동학), 그리고 뇌 질환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약리)를 집대성했습니다.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천마(Gastrodia elata)는 예로부터 두통, 어지럼증, 중풍 마비 등에 쓰이는 약재입니다. 그 효능의 중심에는 '가스트로딘'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최근 가스트로딘이 뇌전증, 알츠하이머, 우울증 등 다양한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최저임금 의사에게 내 생명을 맡길 수 있을까?
사회정책2025. 11. 25. 09:07최저임금 의사에게 내 생명을 맡길 수 있을까?

1. 멈추지 않는 폭격, 되돌릴 수 없는 의료의 변화 의정 갈등이 공식적으로 끝났나 싶으면서도, 최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정부의 갈등 양상을 보면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정부는 민감한 안건들을 융단 폭격하듯이 쏟아내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등 지난 20여 년간 끌어왔던 쟁점 법안들은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갈등 국면에서 총력 투쟁을 하지 못한 대가를 의협은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협의 대화가 조금 더 원활했다면 파국은 피했을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소통이 불가능했던 결과가 지금의 사태임을 감안하면, 과연 정답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휴학이라는 가장 강력한 투쟁 카드를 소진해 버린 현시점에서, 정부와..

[NP 저널미팅 #8] 반하사심탕이 대장암을 죽이는 새로운 방법: '페리틴탐식'과 '철 사망' (Wang et al., 2024 리뷰)
In Silico and Research2025. 11. 21. 20:09[NP 저널미팅 #8] 반하사심탕이 대장암을 죽이는 새로운 방법: '페리틴탐식'과 '철 사망' (Wang et al., 2024 리뷰)

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한의학 임상에서 소화기 질환(위염, 설사 등)에 가장 빈용되는 처방 중 하나인 반하사심탕(BXD)이 대장암(CRC)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세포 자멸사(Apoptosis)'나 '염증 억제' 정도의 일반적인 기전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이 논문은 BXD가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 단순한 자멸사가 아니라, 최근 암 연구의 핫 토픽인 철 사망(Ferroptosis)', 그중에서도 '페리틴탐식(Ferritinophagy)'이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련된 기전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전통 처방의 기전을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관점에서 해석한 훌륭한 예시라 선정했습니다. 2. 📝 논문 정보논문 제목: Effect and m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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