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코뿔소의 돌진, 시작된 3차 디레버리징
경제투자2025. 11. 28. 09:59회색 코뿔소의 돌진, 시작된 3차 디레버리징

1. 신용 화폐의 파티는 끝났다: 구조적 인플레이션의 귀환 금본위제가 폐기된 이후, 자본주의 국가에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은 피할 수 없는 정기적인 고통이 되었습니다. 과거 금본위제 하에서는 통화량이 금 보유량에 연동되어 인위적인 신용 창출이 불가능했습니다. 화폐 가치와 실물 가치의 괴리가 생기면 시장은 즉각 반응하여 화폐를 매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신용 화폐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인류는 합의에 의해 돈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현대통화이론이 득세하며 '돈을 풀어도 인플레이션은 없다'는 착각 속에 끝없는 부채의 향연을 즐겼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것은 공산권의 개방, 세계화,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풍부한 노동 공급이 만들어낸 일시적인 축복이었습니다. 이제 상황은 역전..

[NP 저널미팅 #10] 황기계지오물탕이 항암제로 인한 손발저림(OIPN)을 고치는 비결: '수초 재생'과 '멀티오믹스' (Yang et al., 2025)
네트워크약리학2025. 11. 26. 23:09[NP 저널미팅 #10] 황기계지오물탕이 항암제로 인한 손발저림(OIPN)을 고치는 비결: '수초 재생'과 '멀티오믹스' (Yang et al., 2025)

항암 치료(특히 옥살리플라틴)를 받는 환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부작용 중 하나가 바로 손발이 저리고 아픈 말초신경병증(OIPN)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혈비(血痺)로 보고 황기계지오물탕(Huangqi Guizhi Wuwu Decoction, HQGZWWD)을 자주 처방합니다.이번에 소개할 논문(Yang et al., 2025)은 이 처방이 도대체 우리 몸의 신경을 어떻게 해서 통증을 줄이는지, 최첨단 분석 기술인 멀티오믹스(Metabolomics & Lipidomics)를 동원해 파헤친 연구입니다.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임상적 중요성: OIPN은 명확한 양방 치료제가 부족해 한방 치료의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입니다. 황기계지오물탕은 이 분야의 '에이스' 처방 중 하나입니다.방법론의 진화: 단순..

[NP 저널미팅 #9] 천마의 핵심 '가스트로딘', 뇌를 고치는 만능 열쇠일까? (Dai et al., 2024)
네트워크약리학2025. 11. 26. 07:31[NP 저널미팅 #9] 천마의 핵심 '가스트로딘', 뇌를 고치는 만능 열쇠일까? (Dai et al., 2024)

앞서 우리는 네트워크 약리학(NP)을 통해 복합 처방이나 단일 약물의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시각을 조금 달리해서, 한약재 '천마'의 핵심 성분인 '가스트로딘(Gastrodin)' 단일 물질을 심층 분석한 최신 리뷰 논문(Dai et al., 2024)을 소개합니다.이 논문은 가스트로딘을 어떻게 만드는지(합성), 몸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약동학), 그리고 뇌 질환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약리)를 집대성했습니다.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천마(Gastrodia elata)는 예로부터 두통, 어지럼증, 중풍 마비 등에 쓰이는 약재입니다. 그 효능의 중심에는 '가스트로딘'이라는 성분이 있습니다. 최근 가스트로딘이 뇌전증, 알츠하이머, 우울증 등 다양한 중추신경계(CNS) 질환에..

최저임금 의사에게 내 생명을 맡길 수 있을까?
사회정책2025. 11. 25. 09:07최저임금 의사에게 내 생명을 맡길 수 있을까?

1. 멈추지 않는 폭격, 되돌릴 수 없는 의료의 변화 의정 갈등이 공식적으로 끝났나 싶으면서도, 최근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정부의 갈등 양상을 보면 그야말로 점입가경입니다. 정부는 민감한 안건들을 융단 폭격하듯이 쏟아내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등 지난 20여 년간 끌어왔던 쟁점 법안들은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지난 갈등 국면에서 총력 투쟁을 하지 못한 대가를 의협은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협의 대화가 조금 더 원활했다면 파국은 피했을 것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지난 20년의 세월 동안 소통이 불가능했던 결과가 지금의 사태임을 감안하면, 과연 정답이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전공의 파업과 의대생 휴학이라는 가장 강력한 투쟁 카드를 소진해 버린 현시점에서, 정부와..

[NP 저널미팅 #8] 반하사심탕이 대장암을 죽이는 새로운 방법: '페리틴탐식'과 '철 사망' (Wang et al., 2024 리뷰)
네트워크약리학2025. 11. 21. 20:09[NP 저널미팅 #8] 반하사심탕이 대장암을 죽이는 새로운 방법: '페리틴탐식'과 '철 사망' (Wang et al., 2024 리뷰)

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한의학 임상에서 소화기 질환(위염, 설사 등)에 가장 빈용되는 처방 중 하나인 반하사심탕(BXD)이 대장암(CRC)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은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세포 자멸사(Apoptosis)'나 '염증 억제' 정도의 일반적인 기전 설명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이 논문은 BXD가 암세포를 죽이는 방식이 단순한 자멸사가 아니라, 최근 암 연구의 핫 토픽인 철 사망(Ferroptosis)', 그중에서도 '페리틴탐식(Ferritinophagy)'이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세련된 기전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전통 처방의 기전을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관점에서 해석한 훌륭한 예시라 선정했습니다. 2. 📝 논문 정보논문 제목: Effect and mech..

[NP 저널미팅 #7] 정신과 약물의 '초조' 완화 기전, NP로 풀다 (Shi et al., 2025 리뷰)
네트워크약리학2025. 11. 20. 20:37[NP 저널미팅 #7] 정신과 약물의 '초조' 완화 기전, NP로 풀다 (Shi et al., 2025 리뷰)

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지금까지의 저널 미팅에서는 주로 한약이나 천연물의 기전을 밝히거나, 새로운 약물을 발굴하는 데 NP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병원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양약'의 기전을 NP로 다시 들여다보면 어떨까요?올란자핀(Olanzapine)은 조현병과 양극성 장애 환자의 급성 '초조(Agitation)' 증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흔히 사용됩니다. 하지만 도파민 차단 이외에 분자 수준에서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초조'라는 행동 증상을 완화하는지는 여전히 불명확합니다.이 논문은 '약물(Olanzapine) - 질병(Schizophrenia/Bipolar) - 증상(Agitation)'이라는 3자 구도의 교집합을 NP로 분석했습니다. 이는 질병명보다 '증상(Symptom)'을 타겟..

의료는 사회의 그림자: 치료의 시대에서 돌봄의 시대로
사회정책2025. 11. 20. 19:46의료는 사회의 그림자: 치료의 시대에서 돌봄의 시대로

수명 연장의 이면, 달라진 질병의 양상 의료 체계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특성에 종속됩니다. 누구나 발전된 의료 기술을 원하지만, 싸고 좋은 기술은 쉽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사실 인류의 건강 수준과 평균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린 1등 공신은 ‘신약’이나 ‘수술법’보다는 상하수도와 같은 위생 시설, 노동 환경의 개선, 사회 보장 제도 등 사람이 살아가는 제반 환경의 발전이었습니다. 과거에는 감염병이나 급성기 질환이 생사를 갈랐기에 위생과 방역이 수명 연장의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다릅니다. 이제는 만성질환과 노화로 인한 기능 저하를 안고 살아가는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즉, ‘죽고 사는 문제’에서 ‘어떻게 앓으면서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

[NP 저널미팅 #6] 유전자 변이 없이도 약이 듣는 이유: 'NetBID'가 찾아낸 LCK 네트워크 (Gocho et al., 2021 리뷰)
네트워크약리학2025. 11. 20. 19:11[NP 저널미팅 #6] 유전자 변이 없이도 약이 듣는 이유: 'NetBID'가 찾아낸 LCK 네트워크 (Gocho et al., 2021 리뷰)

이번에 리뷰할 논문(Gocho et al., 2021)은 네트워크 약리학을 활용하여 유전적 변이가 없는 상태에서도 약물의 반응성을 예측하고 새로운 기전을 밝혀낸, '시스템 약리학(Systems Pharmacology)'의 기념비적인 연구입니다.특히 'NetBID'라는 독자적인 네트워크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단순한 유전자 발현량(Expression)이 아닌 숨겨진 드라이버의 활성(Activity)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방법론적으로 배울 점이 매우 많습니다.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보통 암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예: BCR-ABL 융합)를 표적으로 개발됩니다. 그런데, 그런 돌연변이가 없는데도 약이 기가 막히게 잘 듣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일까요?이 논문은 소아 T세포 급성 림프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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