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학의 연구실을 지키고 계신 분들이라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 속 “실패한 R&D라도 성실함이 인정되면 후속 연구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겉보기에는 ‘도전과 혁신을 장려하는 선진국형 연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그럴듯한 슬로건이지만, 현장의 차가운 현실을 아는 이들의 눈에는 이 제도가 다르게 읽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무리하게 밀어붙인 지방 기초연구과제 몰아주기 정책의 ‘행정적 면피용 출구’가 아니냐는 의구심입니다. 이미 10년도 더 전부터 명확했던 '성실수행' 기준 사실 국가 R&D에서 '성실하게 수행했다면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이른바 성실실패(성실수행 인정) 제도는 결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는 이미 201..
기초 연구 평가인가 지역 발전 정책인가 2026년 상반기 기초연구 선정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연구재단은 금요일 오후, 전화 문의에 가장 적게 시달릴 시간에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연구자들의 기대는 여전히 비슷합니다. “그래도 이만큼 연구했고, 최근 논문도 나갔고, 계획서도 신경 써서 썼으니 하나쯤은 되지 않을까.” 많은 연구팀이 이런 생각으로 결과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 결과는 많은 연구자들에게 당혹감을 안겨주었습니다. 발표 하루 전 정부 보도자료에서도 이미 정책 방향의 단서가 보였습니다. 이번 기초연구 정책의 핵심이 연구 경쟁력 강화라기보다는 지역 균형 확대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정책 방향은 분명히 드러납니다. 수도권 과제 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