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이 논문을 선택한 이유
이전 저널 미팅들(Zhang et al., Abbas et al.)을 통해 'AI 기반 네트워크 약리학'의 최신 3단계 방법론과 AI 모델(GNN) 평가의 함정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이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가설 설정부터 동물실험 검증까지 'Full-package'를 보여주는 연구가 궁금했습니다.
이 논문(Li et al., 2025)은 바로 그 모범 답안입니다. 복막 투석 환자의 심각한 합병증인 '복막 섬유증'을 대상으로, Single cell RNA sequencing부터 동물실험까지 멀티오믹스 기술(scRNA-seq, bulk RNA-seq)로 '질병 타겟'을 식별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약리학(NP)'으로 천연물 성분(Salidroside, SAL)의 '약물 타겟'을 예측한 뒤, 이 둘의 교집합을 찾아냅니다.
무엇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분자 도킹, 세포 실험(in vitro), 동물 모델(in vivo)까지 이어지는 철저한 검증(validation) 과정 을 통해 NP의 예측이 '진짜'였음을 증명해냅니다. 네트워크 약리학 연구의 A부터 Z까지, 전체 워크플로우를 학습하기에 완벽한 논문이라 판단하여 선정했습니다.
2. 📝 논문 정보
- 논문 제목: Integrating single-cell RNA-seq, bulk RNA-seq and network pharmacology reveals protective effect of salidroside in peritoneal dialysis-associated peritoneal fibrosis
- 저자: Shuting Li, Yue Ji, Xianrui Dou, Zhanjun Jia, Fenfen Peng 등
- 저널: Frontiers in Pharmacology (2025) 16:1558366
- DOI/링크: https://doi.org/10.3389/fphar.2025.1558366
Frontiers | Integrating single-cell RNA-seq, bulk RNA-seq and network pharmacology reveals protective effect of salidroside in p
Salidroside (2- (4-Hydroxyphenyl) ethyl β-D-glucopyranoside, SAL) is a bioactive compound present in Rhodiola rosea L., exhibiting diverse pharmacological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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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3줄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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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Problem): 복막 투석(PD)의 합병증인 복막 섬유증을 치료할 약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항염증/항섬유화 효과가 알려진 천연물 성분 Salidroside(SAL)의 치료 기전을 밝히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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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Method): (1) scRNA-seq와 bulk RNA-seq 데이터 통합 분석으로 '복막 섬유증'의 핵심 질병 타겟 249개를 발굴했습니다. (2) 네트워크 약리학 DB로 'SAL'의 약물 타겟 148개를 예측했습니다. (3) 두 타겟 리스트의 교집합 4개(VDR, CTSS, PLAU, LGALS3)를 최종 후보로 도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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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Finding): SAL은 4개 후보 중 특히 VDR(비타민 D 수용기)의 발현을 상향 조절하며 , 이를 통해 ECM(세포외기질) 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in vitro (세포) 및 in vivo (동물) 실험을 통해 증명했습니다.
4. 🔬 연구 내용 상세 분석 (Figure 1 워크플로우)
이 논문의 연구 과정은 Figure 1에 명확히 요약되어 있으며, 크게 3단계로 나뉩니다.
A. 1단계: '질병 타겟'의 정밀한 발굴 (Multi-o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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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NA-seq (GSE248762): 실제 복막 투석 환자의 복막 배출액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9가지 주요 세포 집단을 식별했고(T세포, 대식세포, 복막 중피세포 등) , 섬유화의 핵심 역할을 하는 **'복막 중피세포(Mesothelial cells)'**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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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k RNA-seq (GSE62928): 복막 섬유증(EPS) 환자의 복막 조직과 대조군 조직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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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Intersection): scRNA-seq에서 찾은 중피세포의 유전자와 bulk RNA-seq에서 찾은 조직 유전자를 교차 분석하여, 복막 섬유증과 관련된 핵심 질병 타겟 249개를 최종 식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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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 분석: 이 249개 타겟의 KEGG/GO 분석 결과, 'ECM(세포외기질) 조직화' 경로와 함께 **'비타민 D 수용기(VDR) 경로'**가 중요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B. 2단계: '약물 타겟' 예측 (Network Pharmac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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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베이스 검색: 홍경천(Rhodiola rosea)의 활성 성분인 Salidroside(SAL)의 2D 구조를 기반으로 , 3개의 타겟 예측 데이터베이스(Swiss Target Prediction, SuperPred, SEA)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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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 식별: 중복을 제거하여 총 148개의 SAL 약물 타겟을 확보했습니다.
C. 3단계: 핵심 타겟 도출 및 실험적 검증 (Vali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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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타겟 4개 도출 (In silico): 1단계에서 찾은 질병 타겟 249개와 2단계에서 찾은 약물 타겟 148개를 교차시켜(Venn diagram), **단 4개의 공통 핵심 타겟(CTSS, VDR, PLAU, LGALS3)**을 찾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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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 도킹 (In silico): 4개 타겟 단백질과 SAL이 실제로 잘 결합하는지 분자 도킹 시뮬레이션을 수행했고, VDR을 포함한 4개 타겟 모두에서 우수한 결합력을 확인했습니다 .
- 세포 검증 (In vitro):
- 인간 복막 중피세포(Met5-A)에 섬유화 유발 물질(TGF-β1, 고포도당)을 처리했습니다.
- SAL을 함께 처리하자, 섬유화의 지표인 Fibronectin, Collagen I (ECM)의 발현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 핵심 기전: 4개의 후보 타겟 중, SAL은 VDR의 mRNA 발현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켰습니다. (다른 3개 타겟은 큰 영향이 없었습니다 ).
- 동물 검증 (In vivo):
- 쥐에게 4주간 고포도당 PD 용액을 주입하여 복막 섬유증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 SAL을 경구 투여한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복막 두께, Collagen I, α-SMA(섬유화 마커)가 모두 크게 감소했습니다 .
- 기전 재확인: 동물 모델의 조직에서도 SAL을 투여한 그룹이 VDR의 mRNA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 (역시 다른 3개 타겟은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습니다 ).
5. 💭 나의 '셀프 미팅' 노트
- 이 논문의 기여점 (Contribution):
- 이 논문은 네트워크 약리학을 어떻게 활용하는 지 RNA Sequencing 단계부터 보여줍니다. NP로 가설(SAL이 이 4개 타겟을 조절할 것이다)을 세우고, 곧바로 실험으로 들어가 가설을 검증(4개 중 VDR이 맞았다)했습니다.
- 'scRNA-seq'를 활용하여 질병 타겟을 발굴한 점이 매우 스마트합니다. Bulk-seq만 사용했다면 조직 전체의 평균값에 묻혀버렸을 '복막 중피세포' 특이적인 유전자(타겟)를 정확히 집어낼 수 있었습니다.
- 실제 환자의 조직에서 RNA를 분석해서 단순한 데이터베이스 사용보다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 'SAL → VDR 발현 증가 → 섬유증 억제'라는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actionable) 기전을 제시했습니다.
- 아쉬운 점 또는 한계 (Limitation):
- 논문 저자들도 인정했듯이, SAL이 어떻게 VDR의 발현을 증가시키는지, 그 상위 조절(upstream) 경로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VDR 프로모터에 직접 붙는지, 아니면 다른 전사 인자를 조절하는지 등)
- SAL의 항염증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 이 연구는 항섬유화 효과에만 집중하고 항염증 기전은 탐구하지 않았습니다.
- 추가적인 의문 (Further Questions):
- NP 분석과 분자 도킹에서는 CTSS, PLAU, LGALS3도 유력한 타겟으로 나왔는데 , 왜 실제 세포/동물 실험에서는 SAL이 이들의 발현에 영향을 주지 못했을까요?
- 가설: SAL이 이 3개 단백질의 *발현(expression)*이 아니라, *활성(activity)*을 직접 억제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분자 도킹은 결합을 예측하지, 발현 조절을 예측하진 않으므로)
- 나의 연구/공부와의 연결고리 (My Takeaway):
- 한약의 기전을 연구할 때, 이 논문의 워크플로우(Multi-omics → NP → Validation)는 참고하기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scRNA-seq를 활용하면, 한약이 질병의 어떤 '특정 세포'에 작용하는지 정밀하게 타겟팅할 수 있습니다. (예: 다발성 경화증 연구 시, 희소돌기아교세포(OPC)나 미세아교세포(Microglia)에 특이적인 타겟을 찾는 등)
- NP의 예측은 '가설'일 뿐, '결론'이 아닙니다. NP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은 결국 실험실(Wet-lab) 검증입니다.
6. 🎯 결론 및 한 줄 평
"멀티오믹스(scRNA/Bulk)라는 정밀한 그물로 질병 타겟을 건져 올리고, 네트워크 약리학이라는 나침반으로 약물 타겟을 찾아낸 뒤, 동물실험으로 보물(VDR)을 확인한 모범적인 항해 일지."
한의사입니다. 근데 그냥 침만 놓는 사람 아닙니다. 한의학부터 사회 꼬집기, 경제·경영 및 기술까지— 세상이 던지는 말들에 한 마디씩 반사해봅니다. 오신 모든 분들, 환영합니다.